작품내용 |
“밥 먹어라” 쌀은 밥이 되고 밥은 살이 된다. 박주
호 작가가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쭉 생각한 명제
다. “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
면 어머니가 저를 기다렸다가 밥을 차려 주셨어요.
죄송한 마음에 그러지 마시라 말씀드려도 밥 더 먹
으라고 채근만 하셨죠.” 그때부터 박주호 작가는
어머니께 보답하기라도 하듯 캔버스에 밥을 그리
기 시작했다. 작은 사발 안에 가득 채워진 힌 쌀
밥.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것만 같아 저절로 입
술이 야물야물 움직인다. 한 수저 떠 입 안에 넣으
면 눈이 저절로 감길 것 같다. 밥이 쌀을 넘어서는
순간이다. 받기만 했던 따듯한 밥 한 공기는 이제
타인을 위한 위로로 때론 가르침으로 다가간다. 보
는 사람에 따라 매번 다른 해석으로 다양한 소통이
시작되는 것이다. 그가 그린 밥의 제목은 밥도, 쌀
도 아닌 살이다. 살은 육체이며 죽으면 땅으로 되
돌아가 거름이 되고 그 거름으로 다시 쌀이 된다는
윤회적 생각은 이 단순 명료한 그림에 힘을 더한
다. 밥 한 그릇이 말하는 돌고 도는 인생사다. |